January 21, 2011

정말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노슐룽똑은
우리시대의 가장 위대한 족첸 수행자 가운데 한사람이다.
노슐룽똑은  
열여덟 해 동안
그의 스승 빠툴 린포체를 따랐다.
그리고 열여덟 해 동안
스승과 제자는 서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었다.

노슐룽똑은
정말 부지런히 공부하고 수행을 닦았으며,
정화와 공덕, 그리고 수행을 충분히 쌓아 갔다.
그는 이미 본성을 알아차릴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아직 스승으로부터 마지막 전수를 받지 못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유명한 저녁 무렵에
스승인 빠툴 린포체가 그에게 가르침을 전수했다.

그들이 함께 족첸 사원 뒤에 있는 산의 높은 은둔지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밤이었다.
검푸른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고,
별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멀리 저 사원 아래에서
개 짖는 소리가 이따금 그들의 침묵을 깨뜨렸다.
빠툴 린포체는
땅위에 누워 특별한 족첸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는 노슐룽똑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너는 마음의 본성을 알지 못한다고 했지?"

제자인 노슐룽똑은
스승의 목소리가 여느 때와 다른 것을 알고
특별한 순간이 도래했음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 빠툴 린포체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
그리고 덧붙였다.
"아들아, 이리 와서 늙은 애비 곁에 누워라."
노슐 룽똑은 스승 곁에 누웠다.

그러자 빠툴 린포체는 그에게 물었다.
"하늘에서 별이 반짝이는 게 보이느냐?"

"예."

" 저 아래 사원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느냐?"

"예."

"내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느냐?"

"예."

"그래. . .
족첸의 가르침이란 그런 것이야.
단지 그뿐이지. . ."



노슐 룽똑은
그 때에 일어났던 경천동지의 순간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나는 '있음'과 '없음'의 울타리로부터 해방되었다.
나는 근원적인 지혜, 공성, 본래 갖추어진 마음의 본성을 온전히 알게 되었다.
'마음 속에 스승의 말씀이 들어간 사람은 손안의 보물처럼 진리를 보리라'
인도의 위대한 스승 사라하의 말씀이
하나도 그릇되지 않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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